1. 나는 이렇게 부서진다. 나는 그렇게 부서졌다. 먼지가 발자국과 함께 엉겨 붙은 아파트 현관에서 조각나 버렸다. 내 뼈는 마디마디 끊어지고 부서졌으며, 내장은 갈기갈기 찢어졌다. 피부가 벗겨지고 뼈들이 무너져 내려 바닥에 흩어졌다. 머리뼈가 바람에 깎여 나감과 동시에 척추가 춤을 추듯 꿈틀거렸다. 손과 발의 형체는 짓뭉개져 사라져 버렸다. 발뒤꿈치 바로 옆에 손가락뼈가 붙어있는 것이 느껴졌다. 손을 움직여 보려 하자마자 손가락들이 벌레처럼 기어 도망쳤다. 둥그런 모습을 드러내고 펌프질을 하는 심장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바닥을 따라 흐르는 피에는 먼지가 들러붙어 점성이 생겼다. 둥글게 생긴 피 웅덩이가 검정색으로 점점 물들어 가다가 어느 샌가 공기 속으로 쉭 빨려 들어가 버렸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갈가리 찢긴 성대에.. 더보기 [daum 셜록] 첫 출근 (사진 출처/원작) 다음 만화속세상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sherlock 지독하게 피곤한 하루였다. 그렉은 지끈거리는 머리로 제 집의 위치를 겨우 기억해낸 뒤 제 몸의 절반 정도는 되는 서류가방을 끌어안은 채로 힘들게 걷고 있었다. 몸의 작은 근육들 하나하나가 비명을 질러대는 기분을 느끼며 그렉은 집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잠시 멈춰 숨을 골랐다. 예전에 5분 정도면 금방 갈 수 있었던 퇴근길이 어린아이의 발걸음으로는 어찌나 긴지, 할 수만 있다면 길바닥에 드러눕고 싶은 심정이었다. 퇴원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출근한 결과는, 욱신거리지 않는 곳이 없는 몸뚱이뿐이었다. 마흔을 넘긴 중년 남자가 하던 일을 열 살 남짓한 여자아이의 몸이 거뜬히 해낼 수 있으리라..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